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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 (47) 한국에서 가장 작은 새

입력 : 2018-02-07 11:58:00
수정 : 0000-00-00 00:00:00

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 (47)
한국에서 가장 작은 새
상모솔새



상모솔새는 몸무게 11그램, 크기가 10센티에 불과한 초소형 겨울철새다. 

작은 몸집이지만 녀석을 만나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왜냐하면 소나무 꼭대기에서 아주 빠른 몸놀림으로 이리저리 날고 한번 관찰하고 나면 뒷목이 뻐근하다 못해 마치 깁스를 한 듯 한동안 통증을 감수해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왜 하필, 빼곡한 솔잎 사이에서 보일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는 지.

이 녀석은 강철체력을 지녔나보다. 귀엽고, 앙증맞은 이 새는 멀리 히말라야, 알타이 산맥에서 번식하고,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한, 일본, 중국 남동부에서 월동하기 위해 이동한다.

종종 쇠박새와 함께 혼성(서로 다른 종이 섞여서 무리를 이룸)을 이루고, 나무꼭대기에서 부산하게 살아가는 습성 때문에 상모솔새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올 겨울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많은 수가 찾아왔고, 얼마 전 꾸룩새 마을 산책길에서 빨간 왕관을 가진 수컷 상모솔새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상모솔새의 특징은 먹이활동을 위해 땅바닥에는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나무 꼭대기에서 빠른 날개짓으로 쉴 새 없이 움직이므로 특유의 울음소리로 새를 찾아야하고, 나뭇가지에 앉지 않고 정지비행으로 솔방울 사이에서 겨울나기 하는 곤충을 먹어치운다.

겨울동안 해충을 박멸하는 고마운 새이기도 하다.

먹이는 주로 애벌레, 딱정벌레, 벌, 거미류를 잡아먹고 소나무 씨앗도 즐겨 먹는다.  

올 겨울에 꾸룩새 마을 숲으로 가는 길목에서 항상 눈인사를 나누는 숲 친구 중 하나이다.


숲 속의 작은 옹달샘을 찾은 상모솔새는 물을 먹거나 목욕을 하기 위해 내려앉기도 하는데 경계를 심하게 하지 않는다.

번식은 6∼7월경 침엽수림 나뭇가지에 거미줄과 이끼류, 동물의 털로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매어달아 만들어 5∼8개 낳아 알을 낳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 작고 귀여운 새의 번식장면은 얼마나 경이로울지. 새를 보는 즐거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역시 어미가 새끼를 키워내는 모습이 아닐까.


[꾸룩새연구소]

10864, 경기도 파주시 대골길 68-1

전화 : 031-943-5982, 010-8812-5940



임봉희 꾸룩새연구소 부소장

사진제공_남한산성 생태연구회 임백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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